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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월드 관찰일지

[시월드 차이나 1편] 봄에도 솜바지를 입히는 중국 시어머니, 왜?

by jusi 2025. 4. 14.

시월드 차이나 1편
시월드 차이나 1편 봄인데 솜바지 입히는 시어머니

 

 

📘 시월드 in 차이나 1편

봄인데 솜바지 입히는 시어머니

 

 

상하이의 봄은 생각보다 일찍 온다.

 


길가엔 개나리가 피고, 반팔 입은 사람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하면

 


"아 이제 진짜 봄이다~" 싶을 정도로 햇살도 따뜻하고,


아이 데리고 산책 나가기 딱 좋은 날씨가 된다.

 

하지만 우리 집에는 아직 봄이 오지 않았다.

 


시어머니 손끝이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날도 그랬다.


기온은 22도, 하늘은 맑고,

 

나는 아들에게 얇은 면티와 바지를 꺼내 입혔다.


그런데 시어머니가 아이 손등을 만지자마자 표정이 굳는다.

 

 

“어머~ 손이 차! 이 날씨에 이 옷을 입히면 어떡해~ 솜바지 꺼내자!”



 

나는 당황했다.  솜바지요?>?>>??

 

“엄마, 지금 실외 기온 22도예요. 저도 반팔 입었어요.”

 

 

“아니야~ 애기들은 어른보다 체온 유지가 안 되니까 더 따뜻하게 입혀야 해. 손이 차면 다 추운 거야!”


 

그날 우리 아들 복장은 이랬다.

 

 

기모 내복 + 긴팔 셔츠 + 솜조끼 + 솜바지 + 양털양말.

 

 

이건 거의 인간 온수매트.


 

 

낮잠 시간이 되어 이불을 덮고 아이가 자고 있었다.

 

나는 간식 준비하다 말고 아이 상태를 보러 갔고,

 

그 순간, 나는 땀이 찬 등을 보고 말을 잃었다.

 

이불 속이 축축할 정도로 흠뻑 젖어 있었다.

 

“어머님... 얘 등에 땀이 다 젖었어요.”

 

그러자 돌아온 대답은?

 

“애기들은 원래 자면서 땀 흘리는 거야. 그게 식으면 더 안 좋아. 이불 꼭 덮어줘야 해!”

 

 

 

나는 멘붕했다.

 

지금 이 아이는 더워서 땀을 흘렸는데,

 

 

그 땀이 식을까봐 더 덮어야 한다는 시어머니의 철학.

 

‘보온’이 아니라 거의 ‘찜질’의 영역이었다.

 

나는 진심으로 궁금해졌다.

 

 

지금 우리가 키우는 건 아이인가, 인삼인가?

 

이렇게 보온이 중요한 존재였던가?

 


며칠 뒤, 또 햇살 가득한 날.

 

나는 결심했다.

 

시어머니가 마트에 가신 사이,

 

살짝 아이 옷을 갈아입혔다. 면티에 얇은 바지.

 

아이는 움직임이 가벼워져서 잘 웃었다.

 

나도 기분이 좋아져서 산책이라도 나가볼까 싶었다.

 

그런데 집에 돌아오신 시어머니가 아이를 보더니 정색하셨다.

 

 

“어머, 얘 왜 이렇게 얇게 입혔어? 지금 감기 걸리려고 그래!”


 

아이는 활짝 웃고 있었고, 나도 웃고 있었고,

 

기온은 24도였는데…

 

그 집엔 아직 겨울이었다.


 

나는 이제 안다.

 

중국 시어머니의 계절은 기온이 아닌 ‘손 온도’로 정해진다.

 

손이 차면 아직 겨울이고, 손이 따뜻하면 봄이 살짝 왔다가 다시 떠난다.

 

이젠 그냥 포기하지 않고,

 

“엄마, 아이가 더워서 그런 거예요~”

 

하고 부드럽게 말해보기도 하고,

 

몰래 얇은 옷으로 갈아입히기도 한다.

 

물론 매번 성공하진 않지만,

 

이것이 국제 며느리의 ‘봄맞이 투쟁’이다.

 

 

 

 

✨ 다음 편 예고 ✨

 

시어머니가 남편 얼굴에 살 붙었다며 밥을 줄이기 시작한 썰!

 

[시월드 in 차이나 2편]에서 계속됩니다~ 기대해주세요 💥